여교사 성폭행 노출, 대부분 상급자-동료교사-학부모 추행이나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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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성폭행 노출, 대부분 상급자-동료교사-학부모 추행이나 성폭행
  • 서동우 기자
  • 승인 2019.12.3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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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교사 A교씨는
"사학재단 교사채용 비리에 맞서 싸우자 성폭행당한 것을 불륜으로 돌려 해임했다"며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복직 권고를 했지만 재단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사립 고교에서 근무하던 여교사가 성폭행을 당하고 해임되는 일이 있었다. 이 여교사는 28년째 복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립 고교에서 근무하던 여교사가 성폭행을 당하고 해임되는 일이 있었다. 이 여교사는 28년째 복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

 

50대 여교사 A교씨는 "사학재단 교사채용 비리에 맞서 싸우자 성폭행당한 것을 불륜으로 돌려 해임했다""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복직 권고를 했지만 재단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1989년 다른 학교 교사에게 성폭행당한 후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6주간 병가를 냈다. 이듬해 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으며 교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서류상 확인한 해임 사유는 타 학교 교사와 불륜이라고 적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재단의 교사채용 비리를 두고 계속해 시위를 벌인 게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A교사는 재단이 교사 채용 때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돈을 받아 챙긴 점을 확인해 일부 교사와 함께 교내 투쟁을 벌여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성폭행 교사를 검찰에 고소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당시에는 성폭행 관련법이 피해자 보호보다 명백한 증거를 요구하던 시기였던 것이다.

 

A교사는 해임 24년만인 2014년 민주화보상심의위로부터 '교육 민주화 운동가'로 인정 받을 수 있었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김 전 교사 해임은 기부금을 받기 위해 여교사들에게 사표를 강요하고 여교사 인권을 침해하는 재단에 항거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사학재단에 해직자 복직을 권고했지만, 재단은 "해임 사유가 교원의 품위 손상"이라고 주장하며 거부한 상태다. A교사는 "기부금과 여교사 사직을 강요한 데 맞서 싸운 것이 본질인데 사학재단은 교묘하게 둘러대 해임하고 복직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교사들이 동료 교사나 학교 관리자, 학부모 등으로부터 성희롱이나 노래방 등에서의 춤 강요, 부적절한 신체접촉 등에 노출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여교사들은 이같은 성폭력의 가해자로 학부모보다는 교장·교감 등 상급자와 동료 교사를 지목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여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는 전국의 유치원과 초··고교에 근무하는 여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서 교직 생활 동안 성희롱과성추행 등 넓은 의미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7%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일어나는 성폭력의 종류는 회식자리에서 교사나 교장·교감이 술 마시기를 강요하거나 남자 교사에게 술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형태로 53.6%가 응답했다.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의 춤 강요가 40%, 음담패설 등 언어적 성희롱이 34.2%, 부적절한 신체접촉이 31.9% (복수응답 허용)으로 나왔다.

 

설문에 응한 여교사의 2.1%는 강제 입맞춤 등 심각한 성추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강간·강간미수 등 '성폭행'을 경험한 교사도 0.6%(10)나 차지했다.

 

성폭력 발생의 원인에 대해 묻는 질문에 여교사의 36.9%가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35.1%'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유흥 문화'를 꼽았으며, '학교장 등 관리자들의 방조나 부추김'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15.2%로였다.

 

전교조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학생이나 학부모는 남교사에게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여교사에 대해서는 폭언 등을 가볍게 하는 경향이 있다""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교원들도 주변에서 발견된다는 증언을 볼 때, 교직 사회를 포함해 사회 전반에 대해 성평등 의식 고양을 위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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