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칼럼 : 오직 하나뿐인 지구 불타는 호주대륙, 기후변화 대량멸종의 서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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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칼럼 : 오직 하나뿐인 지구 불타는 호주대륙, 기후변화 대량멸종의 서막일까??
  • 김시월 대기자
  • 승인 2020.01.19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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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희귀야생동물의 ‘낙원’이 삽시간에 ‘지옥’으로 변해
코알라 캥거루 왈라비 웜뱃 등 동물개체 수억 마리 죽은 듯
‘느림보 게으름쟁이 잠꾸러기’ 코알라 ‘기능적 멸종 위기’에 직면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역대급’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돼
앞에도 불, 뒤에도 불, 옆에도 불이다. 산불을 피해 허둥대는 어른 코알라(왼쪽)와 지나가던 사람에게 구조되고 있는 아기 코알라(오른쪽). 코알라는 본래 움직임이 느린데다 거의 하루 종일 유칼립투스 나무위에서 지내고, 하루 20시간가량 잠자는 등 ‘느림보에다 게으름쟁이 잠꾸러기’ 습성이어서 이번 호주산불의 최대피해 야생동물이 되었다. 결국 사람의 도움 없이 그들만의 힘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기능적 멸종 위기’에 몰렸다.  영국 일간지 더 선
앞에도 불, 뒤에도 불, 옆에도 불이다. 산불을 피해 허둥대는 어른 코알라(왼쪽)와 지나가던 사람에게 구조되고 있는 아기 코알라(오른쪽). 코알라는 본래 움직임이 느린데다 거의 하루 종일 유칼립투스 나무위에서 지내고, 하루 20시간가량 잠자는 등 ‘느림보에다 게으름쟁이 잠꾸러기’ 습성이어서 이번 호주산불의 최대피해 야생동물이 되었다. 결국 사람의 도움 없이 그들만의 힘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기능적 멸종 위기’에 몰렸다. 영국 일간지 더 선

 

나라 전체가, 아니 대륙 전체가 불구덩이로 변해가고 있는 호주에서 코알라 등 특정 야생동물이 기능적 멸종 위기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대두되고 있어 기후변화 대량멸종의 예측이 현실로 다가오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호주 대륙은 건조한 봄철이 시작되는 지난해 9월부터 여기저기에서 산불과 들불이 자연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고온 건조한 여름철로 접어드는 12월쯤에는 그야말로 대륙전체가 곳곳에서 흡사 아궁이처럼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과장해서 표현하면 호주 대륙이 곧 불구덩이가 되었다고 해도 될 듯하다. 이번 호주 산불과 들불의 주요 원인은 갈수록 고온 건조해지는 기후변화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앞으로 더 극심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지구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고온 건조한 봄, 여름철 시작되는 지난해 9월부터 다섯 달째 확산일로---3월까지 지속 예상

이 불은 무려 다섯 달 째 더욱 맹렬한 기세로 퍼져나가 그나마 남아있는 숲과 들풀을 계속 태워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코알라 캥거루 왈라비 웜뱃 등 지구상에서 호주 대륙에만 존재하는 포유류 희귀동물들 뿐만 아니라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의 각종 동물을 5억 마리 내지 10억 마리 가량을 태워 죽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지금이 고온 건조한 기후의 여름철이어서 앞으로 3월쯤이나 되어야 비가 자주 내려 불길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동식물이 죽어나갈지는 쉽게 예상되는 대목이다.

호주는 지구상에서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 브라질에 이어 6번째로 큰 나라이다. 국토 면적이 77천만ha(770)로서 러시아(179백만ha)의 절반이 약간 못되고, 알래스카를 뺀 미국과 비슷하며, 인도보다 두 배나 넓다.

최근 한 달 동안에 일어난 호주 산불을 3D 이미지로 알기 쉽게 구현한 그래픽 작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재관측위성(FIRMS)이 지난해 12월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 달 동안 촬영한 호주 산불 데이터를 호주의 사진작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앤서니 허시가 그래픽으로 재구성하여 지난 7일 발표한 것이다. 인구 밀집 지역이자 코알라 주요 서식지인 남동부의 상황이 더욱 극심하다.
최근 한 달 동안에 일어난 호주 산불을 3D 이미지로 알기 쉽게 구현한 그래픽 작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재관측위성(FIRMS)이 지난해 12월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 달 동안 촬영한 호주 산불 데이터를 호주의 사진작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앤서니 허시가 그래픽으로 재구성하여 지난 7일 발표한 것이다. 인구 밀집 지역이자 코알라 주요 서식지인 남동부의 상황이 더욱 극심하다.

 

한반도의 35배나 된다. 그래서 호주는 하나의 국가이면서, 태평양과 인도양 사이에 섬처럼 홀로 떠있는 하나의 대륙이기도 하다.

 

수억 년 전 호주 대륙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인도 및 남극 대륙 등과 하나로 붙어있는 곤드와나 대륙이었는데, 이들이 점차 서로 떨어져나가 5천만 년 전쯤에는 호주 대륙이 섬처럼 혼자가 되었다. 그러므로 5천만 년 동안 동물과 식물 생태계가 독자적으로 진화하여 동물 생태계는 캥거루 코알라 왈라비 웜뱃 등 지구상에서 호주 대륙에만 존재하는 포유류 희귀동물들의 천국이 되었다. 세계에서 6번째로 넓은 나라에 인구는 우리나라의 절반인 25백만 명 밖에 되지 않아 그만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덕분이다. 그러나 포유류 희귀동물들의 천국은 이번 산불, 들불로 인해 그야말로 지옥으로 급전직하(急轉直下)했다.

 

이번의 호주 산불/들불로 인해 식물 생태계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식물은 동물에 비해 스스로 생태계를 회복하는 자생적 능력이 월등하여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동물은 식물이 회복된 이후에야 회복과정에 들어가므로 그만큼 피해가 더 크다. 이번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각종 동물 가운데서도 최대의 피해 집단은 분명히 포유류 동물들이다. 하늘과 땅속과 물속으로 도망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땅속, 물속, 하늘로 도망가기 어려운 포유류 피해 극심---느림보 코알라는 기능적 멸종위기에

최대 피해를 입은 포유류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더 극심한 피해를 입은 동물 종()은 코알라임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다른 포유류 동물들이 호주 대륙 전체에 골고루 퍼져 사는데 비해 코알라는 대륙 남동부 일정지역에 국한되어 살고 있는데, 이 코알라 서식지가 이번 산불/들불 최대 집중 지역인 동남부와 그대로 겹쳐 피해가 막심하였다. 코알라는 호주에 자생하는 유칼립투스 나뭇잎만 먹고 사는데, 유칼립투스는 호주 남동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자라나고 있어 코알라의 서식지가 여기에 국한되는 것이다.

 

코알라는 또 땅에 거의 내려오지 않고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서 하루 20시간가량 잠자며 생활한다. 유칼립투스 나뭇잎만을 먹으므로 땅에 내려갈 일이 별로 없으며 천성적으로 게으르고 굼뜬 체질도 나무 위 생활을 고집하게 하였다. 호주 대륙에는 나무에 오르지 못하는 딩고(들개) 이외에는 육식성 맹수가 없어 천적 걱정이 없는 것도 코알라를 느림보로 만든 원인중 하나이다. 코알라가 그렇게 잠이 많은 것은 유칼립투스 나뭇잎에 수면제 비슷한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느림보에다가 게으름쟁이이며 잠꾸러기인 코알라는 그 생활 습성으로 인하여 당연히 산불/들불 앞에 처절히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캥거루처럼 잘 뛰어 도망갈 줄 아는 동물도 무참히 쓰러지는 마당에 코알라의 운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신세였다.

고온 건조한 여름철 바짝 마른 들풀에 번진 불을 피해 달아나는 캥거루(왼쪽)와 소방대원이 주는 생수를 벌컥벌컥 마시는 코알라. 코알라는 거의 하루 종일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서 생활하면서 유칼립투스 나뭇잎의 수분으로 물을 대체하는 습성이어서 화재로 인한 나뭇잎 수분 공급 차단은 거의 치명적 수준이다,
고온 건조한 여름철 바짝 마른 들풀에 번진 불을 피해 달아나는 캥거루(왼쪽)와 소방대원이 주는 생수를 벌컥벌컥 마시는 코알라. 코알라는 거의 하루 종일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서 생활하면서 유칼립투스 나뭇잎의 수분으로 물을 대체하는 습성이어서 화재로 인한 나뭇잎 수분 공급 차단은 거의 치명적 수준이다,

 

산불/들불이 여전히 맹렬히 타오르고 있는 형국이어서 그 피해 규모를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지만, 호주 코알라 재단의 테보라 타바트회장은 이달 초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이르렀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즈(NYT)와 포브스 등의 언론이 보도했다. ‘기능적 멸종이란 어떤 종의 개체 수가 너무 줄어들어서 생태계 종족 보존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종()의 지속적 생존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인간에 의한 종()의 복원 노력이 더해지지 않으면 결국 멸종의 길로 갈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지구상 대량멸종은 이미 다섯 차례나---다시 기후변화 대량멸종의 위기 찾아올 수도 있어

45억 년 지구의 지질역사에서 생물이 본격적으로 출현하였던 54천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를 현생누대(顯生累代)라 하는데 이 기간에는 절대적으로 많은 생물이 한꺼번에 사라진 시기가 다섯 차례나 있었다. ‘5대 생물 대량 멸종 시기라고 부르는 대량 멸종(mass extinction) 시기는 오르도비스기 말(44천만 년 전), 데본기 후기(37천만 년 전), 페름기 말(25천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말(2억 년 전), 그리고 백악기 말(66백만 년 전) 등이다. 이처럼 지구상의 생물은 멸종이라는 숙명을 피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적어도 현생인류(現生人類: Homo Sapiens)가 불과 4만 년의 찰나에 살고 있는 지금에는 대량멸종의 징후가 나타나지 말기를 바라는 게 모든 현생 인류의 소망일 것이다.

 

한편, 호주 퀸즐랜드주와 뉴사우스웨일주, 빅토리아주 등 남동부에는 수만 마리의 코알라가 집중적으로 서식하고 있는데, 호주 생태학자들과 정부 관리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4개월 이상 지속된 화재로 인하여 전체 코알라의 3분지1 이상이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코알라 25천 마리 이상이 이번에 죽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산불이 앞으로 두어 달 이상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어 코알라의 운명은 한마디로 대참사의 지경에 이를 비관적 전망이다.

고온 건조한 여름철 바짝 마른 들풀에 번진 불을 피해 달아나는 캥거루(왼쪽)와 소방대원이 주는 생수를 벌컥벌컥 마시는 코알라. 코알라는 거의 하루 종일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서 생활하면서 유칼립투스 나뭇잎의 수분으로 물을 대체하는 습성이어서 화재로 인한 나뭇잎 수분 공급 차단은 거의 치명적 수준이다,
고온 건조한 여름철 바짝 마른 들풀에 번진 불을 피해 달아나는 캥거루(왼쪽)와 소방대원이 주는 생수를 벌컥벌컥 마시는 코알라. 코알라는 거의 하루 종일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서 생활하면서 유칼립투스 나뭇잎의 수분으로 물을 대체하는 습성이어서 화재로 인한 나뭇잎 수분 공급 차단은 거의 치명적 수준이다,

 

호주 모리슨총리, 뒤늦게나마 기후변화 원인론에 동의---대응책 부족 시인

기상학자와 재해전문가들이 지난해 가을부터 호주 산불의 원인을 갈수록 고온 건조해지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분석하기 시작하였을 때만해도 과거와 비슷한 재해일 뿐이라며 안이하게 대처했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급박해지자 해가 바뀐 뒤인 이달 12이는 분명히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라고 입장을 바꾸어 적극 대처하기 시작하였다.

 

호주는 지구 기후변화의 주범 이산화탄소의 주요 공급물질인 석탄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인데, 모리슨 총리는 평소 석탄 산업을 적극 옹호하는 정책을 펼쳐와 환경론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아왔던 인물이다. , 산불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를 애써 일부러 부정하고 싶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나라전체를 휩쓰는 자연재해 앞에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끝내 국가 재난으로 번진 산불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고 인정하고 국가 차원의 진상 조사 위원회 구성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한다. 산불이 갈수록 확산되던 지난해 연말 모리슨 총리는 하와이로 휴가를 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도중에 돌아왔는데, 이달 12일 진행된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초기 대응 단계에서 훨씬 더 잘 대처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던 것 같다"면서 현재 산불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민감하고 감정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내가 지금 깨달은 것을 그 때 미리 알았더라면 휴가는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모리슨 총리의 말을 뒤집어보면 더 많은 코알라를 살릴 수 있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게 될 것이다.

 

<다음 회차에는 호주 산불/들불의 원인과 현황 및 기후변화 상관성에 대하여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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