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돋이’와 ‘창백한 푸른 점’과 ‘지구얼음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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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돋이’와 ‘창백한 푸른 점’과 ‘지구얼음창고’
  • 김시월 대기자
  • 승인 2019.11.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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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인 1968년 12월24일 미국의 달 탐사선 아폴로(Apollo) 8호는 달 표면과 지구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담은 최초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그리고 연이어 조금씩 모습이 바뀌는 사진들을 속속 보내왔다. 이른바 ‘아폴로 계획’을 추진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 사진들에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예술적이고도 멋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태양계의 여덟 형제 행성 가운데 유일하게 푸른 바닷물이 영롱하고 하얀 빙하가 반짝이며 흰 눈과 흰 구름이 빛나고 황토색 또는 녹색의 육지가 조화롭게 펼쳐진 지구의 겉모습은 달 궤도의 비교적 가까운 우주선에서 바라보았을 때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는 표현이 딱 알맞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인 19681224일 미국의 달 탐사선 아폴로(Apollo) 8호는 달 표면과 지구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담은 최초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그리고 연이어 조금씩 모습이 바뀌는 사진들을 속속 보내왔다. 이른바 아폴로 계획을 추진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 사진들에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예술적이고도 멋진 이름을 붙여 전 세계 언론에 퍼뜨렸다. 지구인들은 이들 사진을 보고 감탄과 감동에 휩싸이고 찬탄과 찬사를 보내었다.

이들 사진은 아폴로 11호의 사령관(커맨더)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딘 1969721일보다 불과 7개월 전인 19681224일 달 궤도를 선회하던 아폴로 8호의 우주인 윌리엄 앤더스가 찍은 것이었다. 앤더스는 달 표면을 막 바로 치고 올라오는 지구의 모습과 표면에서 점차 떠올라 중천으로 향하는 지구의 모습들을 기막히게 감동적인 모습으로 포착하였다. 마치 지구에서 낮에 해가 떠오르듯, 밤에 달이 떠오르듯 달에서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미국 NASA의 아폴로8호가 1968년 12월24일 지구로 보내온 ‘지구돋이’ 사진들. 그러나 지구가 달 표면에 떠오르는 듯한 이 모습은 사실과는 다른 착시현상에 따른 것이다. 달은 스스로 도는 자전주기와 지구를 도는 공전주기가 27.3일로 같아 지구에게는 한쪽면만 보여줄 뿐이지만, 우주선이 달 표면을 선회하면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마치 지구가 떠오르는 것처럼 모습이 연달아 포착된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NASA는 ‘지구돋이’라는 이름을 일부러 지어주고 아직까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달의 상공에는 수소 산소 질소등 대기가 없어 햇빛의 산란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하늘이 지구처럼 빛나지 않고 그저 검게 보일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름다움은 지구의 겉모습이 제대로 보이는 곳, 즉 지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우주공간에서나 만끽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멀리 갈수록 지구는 점점 작아져 보일게 뻔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태양계 8행성의 막내 해왕성을 벗어난 우주탐사선에서 찍어본 지구의 모습은 아주 창백해 보이는 하나의 푸른 점이었다. 무려 61라는 어마어마한 원거리에서 지구는 보일 듯 말 듯 한 아주 작은 점으로 나타나면서도 여전히 아름답게 푸른빛을 간직하고 있었다. 1977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로 쏘아 보낸 보이저(Voyger) 1호가 명왕성 탐사의 임무를 다한 뒤, 1990214일 임무 해제 직전에 마지막 추가 임무가 주어져 카메라를 명왕성 방향에서 지구 쪽으로 거꾸로 돌렸을 때 지구는 하나의 창백한 푸른 점’(A Pale Blue Dot)으로 찍혀 그 사진이 그대로 지구에 전송된 것이다. (9행성으로 불렸던 명왕성에 대해서는 글 맨 뒤에 설명 첨부)

태양계의 최고 먼 행성 밖으로 지구인이 직접 보내고, 지구인이 원격 작동하는 카메라 렌즈에 잡혀 거꾸로 지구에 보내진 그 모습에 수많은 지구인들은 감탄과 감동과 찬사에 휩싸였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미국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이 전문가의 직관으로, 또는 예술적 감흥으로 내놓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표현은 이후 지구를 지칭하는 하나의 상징어가 되었다.

한편 보이저1호에서 포착한 창백한 푸른 점’ 1호 사진을 지구에 전송한 지 28년 뒤인 201859창백한 푸른 점’ 2호 사진이 지구로 전송되었다. NASA가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직접 탐사 임무를 수행할 화성탐사선 인사이트호(In Sight)와 함께 쏘아올린 소형 통신중계 보조인공위성 2대 가운데 하나인 마르코(MarCo : Mars Cube One)가 온통 시커먼 하늘에 지구와 달이 우주를 동행하며 함께 빛나고 있는 사진을 보내왔다.

인사이트호는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탐사활동을 할 목적이었으므로, 마르코가 화성 궤도를 돌며 지구와의 통신중계 활동을 하기 위해 함께 발사된 것이었다. 지구도 자전하고, 화성도 자전하므로 지구와 화성의 통신이 두절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사진에서 상대적으로 덩치가 훨씬 작은 달은 아주 희미한 점으로 나타났지만, 지구는 역시 창백하고 푸른빛으로 또렷하게 빛나고 있었다.

1990년 2월14일 NASA의 명왕성 궤도 탐사선 보이저1호가 찍은 지구의 모습(왼쪽)과 28년이 흐른 뒤 2018년 5월9일 화성착륙탐사선 인사이트호의 통신중개 보조인공위성 마르코가 포착한 지구와 달의 동행 모습. 두 사진 모두에서 하늘이 시커멓게 나타난 까닭은, 지구와 달리 그곳에는 햇빛을 산란 반사시킬 대기가 없기 때문이다. 왼쪽 사진에서 지구 위를 지나가는 붉은 광선은 실제 태양광이 아니라 보이저 1호의 카메라에 태양빛이 반사되어 생긴 것으로, 우연한 효과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지구는 그 먼 우주공간에서도 어찌하여 그렇게 푸르게 보이는 것일까? 그 까닭은 바로 물속에 숨어있다. 햇빛이 물에 비치면, 빨강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랑색 남색 보라색 등 빛의 일곱 색깔 가운데 나머지 색들은 쉽게 흡수되고 파란색은 사방팔방으로 반사되어 흩뿌려지기 때문이다. 이를 빛의 산란(散亂)현상이라고 한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이다.

 

수소 산소 질소 등 대기의 구성 물질에서 빛의 산란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반면에 대기가 없는 달 표면이나 기타 행성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빛을 산란시킬 입자가 없기 때문에 어두컴컴한 우주를 그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구의 하늘은 구름이 가리지 않는 한 낮이나 밤이나 푸른 것과는 사뭇 다른 이치이다.

이처럼 물은 태양계 행성 가운데 지구의 핵심적 상징이자 생명의 원천이다. 물은 지구표면의 대부분을 물 그 자체 또는 얼음이나 구름 등으로 덮고 있다. 태평양·대서양·인도양·남빙양·북빙양 등의 오대양과 동해·지중해·카스피해·북해 등 각 지역의 크고 작은 바다에서 물이나 얼음, 구름 등으로 지구를 생명체의 행성으로 만들고 있다. , 지구는 곧 물의 행성이다.

그러면, 지구에서 60가 넘는 태양계 행성 끝머리에서도 지구를 푸르게 보이도록 만드는 물은 지구상에 과연 어떻게 분포하여 있을까?

바닷물(해수)과 육지의 하천물, 호숫물, 지하수, 대기의 수증기나 구름, , 얼음 등을 모두 일컬어 지구의 수권(水圈)이라한다. 이중 소금기가 진한 바닷물이 96.5%137천만나 되고, 소금기가 덜한 육지의 담수는 2.5% 가량 되며 나머지 1% 정도는 기타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또 육지의 얼음이나 바다에 담수 형태로 떠있는 얼음 등 담수 가운데 70~80% 가량은 빙하의 형태로 존재한다. 빙하(氷河) 중에서도 대륙붕처럼 육지와 이어져 바다에 300~900m의 두께로 떠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빙붕(氷棚)이라 하며, 다시 빙붕이 쪼개어져 바다에 떠있는 얼음덩어리를 빙산(氷山)이라 한다.

남극대륙을 덮고 있는 얼음의 10% 가량은 바다에 이어져 떠있는 빙붕의 형태로 존재한다. 시베리아나 캐나다 등에도 빙붕이 연이어져 있다. 빙붕이나 빙산은 비록 바다에 떠 있지만 육지에서 공급된 빙하의 연장선상에 있으므로 소금기가 거의 없는 담수의 형태이다. 반면에 북극해처럼 소금기 많은 바닷물이 직접 얼어붙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지구에 존재하는 얼음은 지구 전체 물의 2%가량이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이 얼음이 육지의 표면을 깎아내려 산과 강으로 대표되는 육지의 겉모습을 만들고, 지구 전체의 기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얼음은 기후에 절대적 영향을 주고, 반대로 기후는 또 얼음에 절대적 영향을 준다.

이 같은 얼음과 기후의 상관관계에 의하여 지구 45억년 지질 역사의 전체를 관통하는 빙하시대(氷河時代)가 빙하기(氷河期)기와 간빙기(間氷期)를 들락날락하면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빙하시대의 주기성은 대기 성분의 변화로 인한 온실효과, 이동하는 대륙의 이합집산(離合集散)에 따른 해양의 변화, 지구 자전축의 변화 등 여러 거시적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질역사적으로는 27억 년 전이나 8억 년 전의 빙하기록도 남아 있으며, 7~5억 년 전에는 적도 지방까지 빙하가 내려와 거의 전 지구를 덮어버린 현상까지도 있었다고 한다. 이를 눈덩이지구 이론(Snoeball Earth Theory)이라고 부른다. 이때는 바닷물이 증발되어 눈으로 내린 뒤, 육지에 얼음으로 쌓이는 바람에 해양수면이 지금보다 수백m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최근의 빙하기는 약 4천만 년 전에 시작되어 약 3백만 년 전 북반구에 빙하가 더욱 확장되면서 본격적인 빙하기에 접어들었고, 이후 수만 년을 주기로 지구 얼음의 전진과 후퇴가 거듭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는 약 1만 년 전에 끝나 인류가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현생 인류는 약 240만 년 전 플라이스토세 빙하기에 출현하였고, 현대인은 약 20~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생겨나 마지막 빙하기가 한창이어서 육지에 얼음이 두꺼워지고 바다 수면이 내려가 있던 7~8만 년 전부터 지구 전체로 흩어지기 시작하였는데, 1만 년 전에는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 대륙에 인류가 흩어져 살게 되었다.

이처럼 인류는 지구 얼음과 떼려야 뗄 수가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최근의 지질역사에서 수만 년 단위로 빙하기와 간빙기가 들락날락하던 현상이 갑자기 인류문명의 폭발적 발전에 의해 지구 전체 얼음에 비상이 걸리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지구온난화이다.

138억 년 전 한 점의 빅 뱅’(BIG BANG)에 따라 우주가 탄생한 뒤 우주의 나이가 3분지2쯤 된 45억 년 전 태양계와 지구가 생겨나고, 고작 1만 년 전에야 각 대륙에 분산되어 지구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인류가 18세기 초 산업혁명 이래 불과 2백여 년 만에 지구의 얼음 창고를 고장내버린 것이다.

북극과 남극, 시베리아와 그린란드, 알래스카 및 캐나다, 스칸디나비아, 고산지대 등으로 분포되어 있는 지구의 얼음 창고는 지구를 푸른 별로 보이게 만드는 전체 물 가운데 2% 가량에 불과하지만, 그 얼음이 얼마나 빨리 녹느냐, 천천히 녹느냐에 따라 인류의 운명이 걸려있다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바닷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궁금증은 절로 풀린다. 또 기후변화 역시 무시무시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의 지질역사에서 수만 년 단위로 창고에서 들락날락한 지구의 얼음이 불과 2백년 만에 창고 대방출의 위기에 놓여다는 점을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한마디로 지구얼음창고 위기론이다.

명왕성(冥王星) : 1930년 발견 이후 태양계(太陽系)9번째 행성으로서 하늘임금의 별천왕성(天王星)바다임금의 별해왕성(海王星)에 이어 저승임금의 별명왕성(冥王星)이라고 불렸으나,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의 행성분류법이 바뀜에 따라 행성의 지위를 잃고 꼬마행성,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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